산사나무의 전설
옛날 중국의 어느 산골 마을에 계단식 밭을 일구어 살아가는 일가가 있었다.
그 집에는 아들이 둘 있었는데 장남은 세상을 떠난 전처가 남기고 간 아이였고, 차남은 지금의 부인인 계모가 낳은 아이였다.
그런데 후처의 눈에는 장남의 모든 행동이 눈에 거슬렸다.
장남만 없으면 자신이 낳은 아이에게 재산을 전부 물려줄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후처는 은밀히 장남을 죽여 버리기 위해 매일 궁리를 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흉기로 찔러 죽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강에 밀어 넣을 수도 없고...'
하루하루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그녀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옳거니! 나쁜 병에 걸리게 하여 죽이면 되겠구나.'
때마침 남편에게 일이 생겨 오랫동안 집을 비우게 되었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내가 없는 동안 어머니 말씀 잘 들어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집을 떠났다.
남편이 대문을 나서자마자 후처는 곧장 장남에게 말했다.
"아버지가 집을 떠나 계시는 동안 할 일이 많다. 그러니 너도 거들어야 하겠다."
"예, 어머니. 제가 무슨 일을 하면 되나요?"
"너는 아직 어리니까 산에 가서 밭을 일구는 것이 좋겠구나. 밥은 내가 싸주마."
그날부터 장남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매일 산에 올라가 밭을 일구었다.
잔인한 계모는 매일 설익은 밥을 싸서 달려 보냈다.
하루 종일 산에서 고된 일을 하느라 힘든 데다 설익은 밥을 먹으니 소화가 될 리가 없었다.
장남은 배가 아프고 당겼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날이 갈수록 장남의 몸은 마르고 수척 해져만 갔다.
견디다 못한 장남이 어느 날 계모를 향해 말했다.
"어머니, 요즘 계속 설익은 밥을 먹었더니 배가 아파 견딜 수가 없어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계모는 눈에 쌍심지를 돋우고 욕을 퍼부어 대기 시작했다.
"뭐가 어쩌고 어째? 밭일도 변변히 못하는 주제에 밥투정은 잘하는구나! 먹기 싫으면 먹지 않아도 된다."
장남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다시 설익은 밥을 허리에 차고 산으로 올라갔다.
마침 산에는 산사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장남은 설익은 밥이 목으로 넘어가지 않아 산사나무 열매를 몇 개 따서 먹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허기도 가시고 구갈도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날부터 매일 산사나무 열매를 먹었더니 아프고 당기던 증상이 사라지고, 어떤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잘되는 것이었다.
계모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아니 어째서 저 아이가 죽지 않는 거지? 오히려 요즘 들어 부쩍 살이 찌고 혈색도 좋아지는걸.
어쩌면 신이 저 아이를 지켜주고 있는지도 몰라.'
겁이 덜컥 난 계모는 그날부터 사악한 마음을 버리고 다시는 장남을 죽이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 아버지가 돌아왔다.
장남은 지금까지 있었던 일과 산사나무 열매는 틀림없이 약이 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영리한 장남은 직접 산사나무 열매를 따다 가루를 내어 약으로 만들어 팔았다.
그 후 산사나무 열매는 위장 활동을 조절하고 소화를 돕는 약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