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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속의-나무

겨우살이

by 바위 너구리 2019. 9. 11.


겨우살이의 전설


어느 고을 부잣집 아들이 풍습병(신경통)에 결렸다.

증세는 허리가 아프고 무릎에 통증이 심해 움직일 수가 없어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었다.

의원들에게 치료를 받아 보았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러다가 이 부자는 남산에서 약초를 재배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즉시, 약초 재배하는 농부를 청하여 아들의 병에 맞는 처방을 요청하였다.

부잣집에서 남산까지는 약 20리정도 거리였다.

그래서 부자는 일하는 어린 하인을 시켜 하루 걸러 그곳으로 가서 약을 가져오도록 하였다.

 

약 재배 농부가 주는 약초는 매번 달랐다.

그러나 약 재배 농부의 처방에도 아들의 병은 조금도 좋아지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해 겨울은 예년에 비해 눈이 많이 내렸다.

며칠 동안 계속해 눈이 내려 하인은 다리가 푹푹 빠지는 길을 간신히 다녀오곤 했다.

 

그러던 어느 추운 날, 솜이 없는 얇은 옷을 입고 길을 나섰던 하인은 강 추위에

20리나 되는 남산까지 가기가 싫어졌다

"약을 안 가지고 돌아가면 주인이 난리가 나겠지?"

그는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 마을 밖 길가에 서 있는 뽕나무 한 그루를 발견하였다.

그 뽕나무에는 구멍이 나 있고, 그곳에 푸름 한 많은 가지가 나와 있는 것을 보았다.

"옳지! 이것이 우리 도련님 약과 아주 비슷하구나.

어쨌든 이것을 먹는다고 해서 나쁠 건 없겠지. 오늘은 이걸 따 가지고 가자!"

 

어린 하인은 가지를 꺾어서는 근방에 사는 친구 집으로 가져가 잘게 잘라 종이에 쌌다.

그리고 남는 시간은 친구 집에서 몸을 녹이고 놀며 보내다가 주인집으로 돌아갔다.

주인은 전과 마찬가지로 하인을 시켜 약을 달여 아들에게 먹이게 하였다.

어린 하인은 주인이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자 그 날 이후로는 이틀에 한 번 다녀오는 남산에는 가지 않고

큰 뽕나무에 기생하는 나뭇가지를 따 가지고 친구 집에서 놀다가 오는 일이 일과가 되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눈은 녹는 봄이 되자 부잣집 아들의 병은 점점 좋아졌다.

남산의 약초 재배 농부는 부잣집 아들의 병이 좋아졌다는 소식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겨울 들어서는 한번도 약을 가져가지 않았는데 도대체 무슨 약을 썼기에 좋아 졌나?"

 

그러던 어느 날 약초 재배 농부가 부잣집을 방문하였다.

그가 부잣집 앞에 당도하자 마침 하인 소년과 마주쳤다.

'이거 큰일 났다! 농부와 주인이 만나면 모든 일이 탄로 날 텐데 이제 꼼짝 없이 죽었구나!'

어린 하인은 모든 일을 농부에게 사실대로 털어놓기로 마음을 먹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를 용서해 주세요. 제발 주인께 이르지 마세요"

어린 하인은 연신 고개를 숙이고 두 손 모아 빌었다.

"아니 대관절 무슨 일이기에 네가 이렇게 나에게 비는 게냐? 주인께 이르지 말라니.

도대체 네가 무슨 일을 저지르기라도 했단 말이냐?"

 

어린 하인은 자초지종을 자세하게 말했다.

"그래, 네가 마을 밖 길가의 뽕나무에 달려있는 작은 가지를 따라드렸다 말이지?

뽕나무에 기생하는 가지가 풍습 병을 치료한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는데..."

약초 재배 농부는 하인 소년을 데리고 마을 밖으로 가서 뽕나무에 기생하는

회화나무 잎과 같이 생긴 잎과 가지를 따 가지고는 그대로 남산으로 돌아갔다.

"내가 한번 시험해보자!"

풍습병(신경통) 환자에게 그것을 달여 먹였더니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그 약재의 이름은 뽕나무에 기생한다는 뜻의 뽕나무 상()과 기생(奇生)을 합하여

상기생(桑奇生)이라고 이름 지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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