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꽃(금목서, 은목서)의 전설
아득히 먼 옛날 백두산 종덕사의 행자 승이 한잠을 자고 눈을 떠보니 주룩주룩 비 소리가 들려왔다.
그날은 마침 추석이라 커다란 보름달이 두둥실 떠서 세상을 낮처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달빛이 이토록 환한데 무슨 빗소리일까' 이상한 생각이 든 행자 승이 밖으로 나가 서 하늘을 쳐다보니
하늘에서 작은 씨앗들이 비처럼 떨어져 천지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한참이 지난 씨앗 비가 그치자 행자 승은 천지로 달려가 씨앗을 찾았다.
그 씨앗은 통통한 것이 꼭 콩알 같았는데 여러 가지 색체가 황홀하였다.
그는 씨앗을 모아 주머니에 넣었다.
이튿날 아침 행자 승은 어제 밤을 주지스님에게 말하고 씨앗을 보였다.
주지스님은 씨앗을 살펴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저 하늘나라 달 가운데는 예로부터 한 그루의 월계수가 있느니라.
그 월계수 밑에는 한 마리 옥 토끼가 살고 있는데 옥 토끼는 추석 이맘때면 월동을 위해서
월계수 가지로 집을 수리하곤 한 단다.
어떤 때는 어찌나 힘차게 나무를 찍어 대든지 월계수의 종자가 이렇게 떨어지곤 하느니라."
"아! 그런 신기한 일도 다 있습니까?
스님. 그렇다면 제가 주운 이 종자를 고이 심어
이곳 사람 들로 하여금 달나라 월계수를 보도록 함이 어떻겠습니까?
보나마나 달나라에서 키우는 이 월계수 의 꽃 향기는 아주 좋을 것입니다."
"좋도록 해라"
주지스님의 승낙을 받은 행자 승은 종덕사안 한구석에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월계수의 씨앗을 심었다.
열흘이 지나자 싹이 텄고, 달포가 지나자 싹은 한 치가 자라 작은 나무가 되면서 파초같은 잎이 나왔다.
한 달에 한치씩 자라더니 한 해가 되자 한 자로 자랐고, 그 다음해 추석이 오니
가지마다 노란색, 흰색, 동황색의 작고 아름다운 꽃이 만발하여 향기를 내뿜었다.
이때부터 이 꽃을 월계수에서 종자를 받아 번성한 것이라 하여 '계화'라 부르게 되었는데,
얼마 후 색깔에 따라 금계, 은계로 이름을 나누어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