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나무 전설
[1]
퇴계 이황 선생이 한때 단양 현감으로 계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선생을 몹시 사모하는 기생이 있었습니다.
기생은 선생께 사랑의 정표로 여러 가지 선물을 드렸으나,
청렴결백하신 선생께서는 받지 않으시고 번번히 물리치셨습니다.
그러나 기생은 너무나 선생을 사모했기에 결코 포기하지 않고 아전(衙前)들에게서
선생께서 매화를 무척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생은 곧 전국을 수소문해서 희다 못해 푸른 빛이 나는 아주 좋은 흰 매화 한 그루를 구했습니다.
그리하여 매화를 선생께 드렸더니 선생께서도...
"나무야 못 받을 것 없지." 하시며 나무를 도헌 뜰 앞에 심고 즐기셨다고 합니다.
그후 도산으로 오실 때 그 나무도 함께 가져와서 서당에 심었는데
현재 도산서원에 있는 매화가 그때 그 나무의 후손이라고 합니다.
[2]
옛날 중국의 산동 지방에 흙으로 질그릇을 만들며 살아가는 ‘용래’라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용래에게는 예쁜 약혼녀가 있었는데 몹쓸 병에 걸려 결혼 사흘 전에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슬픈 용래는 매일 약혼녀의 무덤에 가서 눈물로 세월을 보냈는데,
어느 날 무덤 옆에 매화나무 한 그루가 돋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용래는 이 나무가 죽은 약혼녀의 넋이라고 생각해서 집으로 옮겨 심고,
그 나무를 양혼녀라 생각하고 정성으로 가꾸며 사는 것을 낙으로 삼았습니다.
약혼녀가 죽은 후로는 왠지 그릇도 잘 팔리지 않아서 고생은 나날이 더 심해져 가기만 하였습니다.
그릇을 만들어도 그의 슬픔 과도 같이 모양이 이지러지고 찌그러지기만 하였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용래도, 매화나무도 나이를 많이 먹었습니다.
그러나 용래는 한결같이 매화 나무를 사랑 하며…
"내가 죽으면 이 매화나무를 누가 돌봐 주나?" 하면서 고목이 된 매화나무를
늘 쓰다듬으면서 탄식을 하였지만 불쌍한 용래와 매화나무를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세월이 흐른 후 어느 날 동네 사람들이 용래 노인 집 대문이 오랫동안 닫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노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았나 생각하며 모두가 그 집으로 가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 집에는 아무도 없고 용래가 앉았던 자리에
예쁘게 만든 그릇이 하나 놓여 있었습니다.
그 그릇의 뚜껑을 열자 그 속에서 휘파람새가 한 마리 날아갔습니다.
용래가 죽어서 휘파람새가 된 것입니다.
0지금도 휘파람새가 매화 꽃을 따라 다니는 것은
용래의 혼이 약혼녀를 못 잊어 매화나무를 애절하게 따라 다니고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