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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속의-나무

보리수 나무

by 바위 너구리 2019. 8. 15.



보리수 나무 전설


먼 옛날 어느날 밤...

하늘의 신 쥬피터가 아들 머큐리와 함께 인간으로 변신을 하고 프리기아의 어느 마을을 찾아갔습니다.

그들은 지쳐 버린 나그네를 가장하여 몇 집이나 문 앞에 서서 밤이슬을 피할 만한 잠자리를 제공해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러나 워낙 인심이 사나운 그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문을 굳게 잠그고 대문을 열어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집집을 지나쳐 마자막 남은 오막살이 작은 집에서 그들을 따뜻이 맞아주었습니다.

그 집에는 바우키스라는 노파와 남편인 피레몬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 인간의 보잘 것 없는 집을 몸을 굽히고 낮은 문으로 들어서자

노인이 곧 자리를 권하고, 잿속에서 불씨를 찾아내어 낙엽이며 마른 나무로 불을 지펴 일으켰습니다.

또, 남편이 뜰에 심은 야채를 뽑아오자 노파는 그것을 잘라 솥에 넣어 찔 준비를 했습니다.

남편은 다락에 소중히 간직해 두었던 고기 덩어리를 꺼내 요리를 위해 솥 안에 넣었습니다.

손님을 위해 준비된 낡은 침대 위에는 해초를 넣은 쿠션이 새롭게 깔렸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좀체로 사용하지 않은 듯한, 그러나 매우 낡은 한 장의 시트가 새롭게 덮여졌습니다.


노파는 남편이 한쪽이 기우러진 밥상을 가져오자 향기나는 약초로 식탁을 깨끝하게 닦아냈습니다.

그런 다음 그 위에 순결을 상징하는 다이아나의 성목인 올리브 열매와 초에 담근 열매를 놓고,

무와 치이즈, 그리고 잿속에서 살짝 데친 계란을 올려놓았습니다.

그 곁에는 흙으로 만든 주전자가 나무컵과 나란히 놓여졌습니다.

이렇게 준비가 완전히 갖추어 지자 술이 나왔고, 디저트로 사과와 벌꿀이 준비되었습니다.

그런데 식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이에 노부부가 깜짝 놀란 것은 술병의 술을 아무리 따라도 여전히 그대로라는 사실이었습니다.

혼비백산한 노 부부는 저녁에 찿아온 길손이 신이라는 사실을 알자 무릎을 꿇고 자기들의 소흘한 접대를 용서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사실 집에는 노부부는 친 자식처럼 기르는 거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노부부는 이 거위를 잡아서 신에게 대접하여 용서를 구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거위가 도망쳐 하필이면 손님인 신 앞에 숨었습니다.

그러자 쥬피터의 신은 이 거위를 죽여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우리는 하늘의 신이다신에 대한 불경을 저지른 이 괘씸한 마을을 벌을 주겠다.

그러나 너희들 만은 그 벌을 면하게 해주마. 이 집을 나서서 우리와 함께 저 산 위로 오도록 하라"

늙은 부부는 신의 명령에 따라 지팡이를 짚고 험한 산길을 걸어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산마루 못 미쳐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러자 마을은 이미 호수가 되어 있고, 다만 자기들의 집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들이 이 광경에 놀라 이웃 사람들의 재난을 슬퍼하고 있는 사이에 그들이 살던 낡은 집은 신전으로 변해갔습니다.

지붕을 힘겹겨 지탱해 오던 가느다란 기둥은 큰 석주로 바뀌고, 지붕은 황금빛으로 되었으며, 바닥은 대리석으로 되었고,

허리를 굽혀야 간신히 드나들 수 있던 허술한 대문은 황금장식으로 아름답게 빛났습니다.

그리고 쥬피터는 자비로운 말투로...

"드물게 보는 덕 높은 노인아! 또한 그 남편에 알맞는 노파야! 자아 무엇이건 소원을 말해 보라. 어떤 혜택이 필요한지 말해 보라"

영감과 노파는 잠시 상의를 하고나서 소원을 신에게 말했습니다.

"저희는 당신의 이 신전을 지키는 제사장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이제까지 이 세상에서 줄곧 사이좋게 지내왔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을 떠날 때도 둘이 동시에 떠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살아남아 아내의 무덤을 볼 필요도 없고또 아내가 제 무덤을 파는 슬픈 일을 안 시켜도 됩니다."

그들의 소원은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리고 이들 부부는 남부럽지 않게 살면서 목숨이 붙어 있는 동안 집이 신전으로 변한 곳을 지켰습니다.

세월이 한 참 흐른 후 어느 날 신전 계단 앞에서 옛날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려니 영감의 몸에서 나뭇 잎이 돋아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한 노파의 몸도 마찬가지로 변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에는 나뭇잎이 그들의 머리 위에 무성했습니다.

그들은 말을 할 수 있는 동안 언제 까지나 작별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잘 가오, 언제나 그리운 사람아

"잘 가오. 저승에서 또 만납시다" 두 사람은 똑 같이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순간 동시에 나무 줄기가 그들의 입까지 가리워져 두 사람의 모습을 감추어 버리고 말았으며,

대신 두 그루의 보리수가 그 자리에 남게 되었습니다.

착한 노부부는 나란히 보리수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 왕 보리수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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