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의 전설
소백산 도솔봉 정상에서 바라보면 산 봉우리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봉우리마다 골짜기가 있다.
그 속에는 이름도 잘 알 수 없는 수많은 식물이 자생(自生)하고 있으며 사람에게 이롭다는 약초들도 있어 약초를 캐기 위해
사시사철 산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이 곳에 오래 전부터 전해져 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넓은 산중 어딘가에 산삼 밭 세마지기, 부추 밭 세마지기,
옷(漆) 밭 세마지기가 있다고 한다.
산채나 약초를 캐러 다니는 사람들에 의하면 옷 나무, 부추는 보았어도 산삼을 캤다는 얘기를 듣지 못하여 언젠가는
산삼 밭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그 곳을 찾아 다녔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도솔봉으로 들어서는 아랫마을에 살고 있는 한 농부가 풍기 장날에 우연히 도솔봉에서 가장 큰 산삼이
풍기 장날이 되면 사람으로 변하여 초립 동자의 모습을 갖추고 내려와 어디를 갔다가 해질 무렵이 되면 올라가는 것을
자주 보았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옳지! 다음에는 길옆에서 기다리다가 이 동자가 내려오면 뒤따라가서 무엇을 하는가 살펴보고 올라 갈 때도 같이 따라가서
어디로 가는지 확인해 보리라’ 굳게 마음을 먹고 있었다.
마침내 풍기 장날이 되어 길목에 있다가 동자를 따라 풍기 읍내로 따라 왔는데 점심시간이 되어 어느 작은 음식점으로 들어가기에
함께 따라가 한자리에서 앉아 식사를 하고 음식값까지 치루어 주고 나왔다.
그 동자가 농부 앞으로 다가와서 서로 모르는 처지인데 나의 음식값을 지불함을 무슨 까닭인지 물었다.
농사지은 것들이 잘 팔려서 기분이 좋아 얼마 되지 않는 음식값을 같이 지불했다고 얘기하고 같이 동행이 되어
집으로 올라가다가 마을 어귀 느티나무 아래서 쉬면서 동자에게 모든 사실을 이야기 했다.
그러자 동자가 “사실 내가 도솔봉에 있는 산삼 밭 가운데 가장 큰 동삼인데 사람으로 변하여 사람의 행세를 하고 있다고 하면서
당신의 원(願)을 들어줄 터이니 지금 곧 나와 함께 도솔봉으로 올라가 삼산 밭에 도착하면 내가 밭에서 가장 큰 삼으로 변할 터이니
나는 캐지 말고 산삼을 캐 가라”고 했다.
산삼 밭에 도착을 하니 과연 동자가 산삼으로 변하여 삼밭으로 들어가자 이 농부는 돌연 마음이 변하여
그 동자의 간곡한 부탁을 잊고 가장 큰 동자삼을 잡아당기니 삼의 두뇌가 떨어지고 말았다.
두뇌가 떨어진 그 곳에서 점심으로 먹은 음식물이 쏟아져 나오고 산삼 밭은 온데 간데 없어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