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설속의-야초

다알리아

by 바위 너구리 2019. 9. 8.


다알리아의 전설


나폴레옹이 통치하던 시절, 프랑스 귀족들 사이에서는 다알리아를 가꾸는 것이 유행하였었습니다.

화원에서는 새로운 품종을 속속 개발해 냈고, 진귀한 색이나 모양의 꽃을 피우는 알뿌리는 아주 비싼 가격에 팔렸습니다.

황후 조세핀 역시 궁전 정원 가득히 다알리아를 심었습니다.

수백 송이의 달리아가 멋지게 피는 계절, 조세핀은 많은 손님을 초대하여 정원에서 파티를 열었습니다.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손님들은 한결같이 달리아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저 꽃을 나누어 주실 수 없을까요?" 

유난히 아름다운 꽃봉오리를 가리키며 무심코 말한 것은 브간빌부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조세핀은 한 마디로 안 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후로 브간빌 부인이 꽃을 달라는 부탁은 하지 않았지만, 조세핀은 혹시 달리아를 도둑맞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세핀은 밤낮으로 보초를 세우는 등 지금까지 한 것 이상으로 정원에 신경을 썼습니다.


한편 브간빌 부인은 기회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조세핀의 달리아를 손에 넣고 싶다는 소망은 나날이 커져 갔습니다.

"부탁이에요. 사례는 얼마든지 하겠어요. 조세핀의 달리아를 갖고 싶어요."

브간빌 부인은 친구인 폴란드 귀족에게 부탁했습니다.

"반드시 해드리죠. 조세핀에게는 어찌할 수 없지만 정원사라면 접근할 수 있을 거예요."

폴란드 귀족은 약속했습니다.

 

어느 날 저녁, 황후의 정원 파티에 초대받은 폴란드 귀족은 조세핀의 눈을 피해

슬며시 정원사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는 정원사에게 제일 크고 아름다운 달리아의 알뿌리를 팔라고 했습니다.

"안 됩니다. 알뿌리를 판 것이 들통나면 저는 죽습니다."

"자네만 입다물고 있으면 알 리가 없지 않나."

귀족이 내민 금화에 눈이 먼 정원사는 그에게 알뿌리 백 개를 팔아 넘겼습니다.

브간빌 부인은 자신의 집 정원에 그 알뿌리를 심었습니다.

그리고 달리아가 아름답게 핀 정원에서 파티까지 열었습니다.

"황후의 달리아를 보았습니다."

한 귀족이 하는 말을 듣고 조세핀은 분노했습니다.

조세핀은 정원사를 불러 소리쳤습니다.

화를 내는 조세핀에게 정원사가 말했습니다.

 

"꽃은 한 사람만을 위해 피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사랑받아야 참된 꽃입니다.

황후께서 진심으로 달리아를 사랑하신다면 알뿌리를 독차지하려고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훌륭하고 아름다운 꽃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게 꽃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요?

황후의 정원에서 감시 당하며 피는 달리아가 과연 행복할까요?"

 

정원사는 말을 마친 후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떠나갔습니다.

감시 속에서 피는 달리아가 행복할까요? 정원사의 말은 언제까지나 조세핀의 가슴에 남았습니다.

다음해 달리아의 계절이 와도 조세핀은 정원에서 파티를 열지 않았습니다.

정원에 보초를 세우는 것도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누구나 알뿌리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설속의-야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꽃  (0) 2019.09.08
프리지아  (0) 2019.09.08
풍란  (0) 2019.09.08
배추장다리  (0) 2019.09.08
삼색제비꽃  (0) 2019.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