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의 전설
옛날 어느 나라에 큰 힘을 가진 무룡이라는 장군이 있었는데 항상 충직하게 바른말 잘하는 충신이었다.
그래서 왕을 둘러싸고 있던 간신들에게는 무룡 장군의 존재가 눈에 가시였기에 간신들은 음모를 꾸며
무룡 장군을 계속 싸움터에만 있게 하도록 왕을 설득하였다.
간신들의 음모를 알지 못하는 왕은 언제나 무룡 장군에게 싸움터에 머물 것을 명령하였지만
장군은 조금도 왕을 원망하지 않았다.
오직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경계를 철저히 하고 조금이라도 국경을 넘보는 적이 있으면
순식간에 나아가 적을 전멸시켜 버리곤 하였다.
전쟁터에서만 10여년 간을 보낸 무룡 장군이 마침내 적장의 항복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오니
왕은 무룡 장군의 개선을 크게 환영해 주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장군의 개선을 못마땅하게 여긴 간신들이 또다시 왕에게 장군을 헐뜯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왕은 무룡 장군의 전공을 높이 인정하고 있었으므로 이들의 의견을 모두 물리치고
장군을 변호해 주었지만 언제까지 장군을 변호해 줄 수는 없었다.
왕이 장군을 변호하면 할 수록 간신들의 음모는 더욱 치밀해 져 갔기 때문이다.
마침내 장군은 차라리 전쟁터가 편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전하! 그동안 충분히 쉬었으니 이제 전쟁터로 나갈까 하옵니다.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간신들은 이 때가 무룡 장군을 제거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왕 에게 거짓으로 고하였다.
"전하! 무룡 장군은 자기가 왕이 되려는 생각을 품고 있사옵니다.
그래서 전쟁터로 나간다는 핑계를 대고 군사를 모으려는 것이옵니다."
왕의 부름을 받고 무룡 장군이 오자 삼십 명의 무사들이 무룡 장군을 둘러 쌌다.
장군은 왕에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였으나 이미 소용없는 일이었다.
날랜 무사들이 순식간에 장군에게 달려들었다.
장군은 재빨리 그들을 물리치고 그곳을 빠져 나오려 했으나
그만 깊은 상처를 입고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이때, 간신들 중 우두머리가 앞으로 나서며 말하였다.
"전하! 전하께서 그렇게 믿으시던 무룡 장군도 겨우 삼십 명의 군사를 당하지 못하고 쓰러졌습니다.
이런 사람을 장군이라고 믿고 의지한 당신은 눈먼 장님입니다.
우리는 이 순간부터 당신을 왕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오."
그제야 왕은 간신들 에게 다른 음모가 있음을 알았다.
그러나 이미 소용없는 일이었다.
왕은 눈물을 흘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였다.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던 무룡 장군이 마지막 힘을 다하여 일어섰다.
그리고 땅에 떨어진 칼을 주워 들고 소리쳤다.
"전하! 어서 제 뒤로 피하시옵소서!"
무룡 장군은 계속해서 큰 소리로 외쳤다.
"군사들은 들어라! 나는 무룡이다. 간신들이 전하를 몰아내려고 역모를 꾀하였다.
이 곳 방에는 내가 있고, 밖에는 너희들이 있으니 이들을 물리 치자.
내가 이곳의 역적들을 처단할 것이니 너희들은 밖에서 역적의 졸개 들을 잡아 가두어라."
뜻하지 못했던 사태에 간신들은 우왕좌왕하며 빠져나갈 길을 다투어 찾았다.
무룡 장군은 그들을 한 사람씩 처치하였다.
방안과 밖에서 간신들의 무리가 모두 죽음을 당할 무렵이었다.
용감하게 칼을 휘두르던 무룡 장군이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무룡 장군! 무룡! 정신 좀 차리시오. 내가 어리섞었소. 어서 정신을 차리시오."
왕이 달려가 쓰러진 무룡 장군을 붙들고 소리쳤으나 장군은 움직일 줄 몰랐다.
왕은 이제서야 무룡 장군의 충성심에 탄복을 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게 되었다.
왕은 무룡 장군의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러 주었다.
얼마 후 무룡 장군의 무덤에서 한 송이의 꽃이 피어났다.
마치 방패처럼 생긴 맨드라미 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