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의 전설
1
옛날 폴란드에 넓은 영토와 큰 세력을 지닌 성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자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항상 신께 간절히 기도를 드렸습니다.
신은 그의 정성 어린 기도를 듣고 귀여운 딸을 낳게 해주셨습니다.
성주는 아들을 원했으나, 딸을 얻은 것을 탓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성을 이끌어 갈 아들이 없다고 사람들이 손가락질 할 것이 싫어서,
아들을 낳았다고 선포한 후 그 아기를 아들처럼 키웠습니다.
그녀에게 '미나비리스'라는 남자 이름을 지어주고, 남자의 옷차림을 하게 한 후,
활 쏘기와 칼 싸움에서부터 술 먹는 법에 이르기까지 남자들이 해야 할 여러 가지를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미나비리스’도 청춘의 끓는 피는 어찌할 수 없었던지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불행히도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미나비리스’ 자신의 부하였습니다.
무척 괴로워하던 그녀는 어느 날 아버지께 이 모든 사실을 고백하고 자기를 도와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그러나 성주인 아버지는
"모든 사람들이 너를 남자로 알고 있고, 또 이 성을 이끌어 갈 후계자이므로 그렇게 할 수 없다"
하면서 사랑하는 딸의 애원을 거절하였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아버지의 말에 ‘미나비리스’는 너무나 자기 자신이 싫어 졌습니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칼을 바닥에 꽂으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스럽게 울었습니다.
그리고는 어디론지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그녀가 땅에 꽂았던 칼에서 꽃이 한 송이 피어났습니다.
그 꽃이 바로'분꽃'입니다.
분꽃의 전설
2
옛날 어느 산골에 과부가 어린 딸 하나를 데리고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딸아이가 자기 어머니에게
"동무들은 얼굴에 분을 발라 예쁜 얼굴을 하고, 좋은 옷을 입고 이번 명절에는 놀이를 간 대요.
내겐 그러한 것이 없어 동무들과 같이 놀러 갈 수 없어요."
그래서 어머니는 딸에게 분을 사주려고 먼 고을로 떠났다.
다른 고을로 가려면 남자들도 하루 걸리는 먼 길이었다.
더욱이 산 짐승들이 무서워 저녁에는 사람이 밤길을 다니지 못했다.
그러나 딸을 위하는 어머니는 무서울 것이 없었다.
하루를 꼬박 걸어도 마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산길만이 험하게 눈앞에 깔려있었다.
어머니는 딸 아이에게 사흘 후 저녁 때 돌아 오게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 왔다.
날이 저물고 발은 퉁퉁 부어 이젠 꼼짝도 못하게 되어 그 자리에서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사흘 후 저녁 때가 되자 돌아 온다던 어머니는 닷새가 되고
열흘이 가고 한 달이 가도 돌아 오지를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딸 아이는 그만 병을 앓게 되어 보살펴 주는 이 없이 가엾게도 죽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분 때문에 자기도 죽고 어머니도 잃어 버린 이 소녀를 불쌍하게 생각하고
마을 뒷산에 묻었더니 그 무덤에서 꽃이 피어 났다.
그래서 사람들은 분 때문에 죽은 과부의 무덤에 핀 꽃이라고 해서
‘분꽃’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