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의 전설
고대 페르시아에 욕심쟁이 여왕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특히 보석에 대한 욕심이 많아 보석이란 보석은 모조리 손에 넣으려 했습니다.
먼 외국에 귀한 보석이 있다는 소문이 들리면 나라의 금고를 열어
그 보석을 꼭 사들이게 하는 짓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자연 백성의 살림은 날이 갈수록 궁핍 해졌지만 여왕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여왕은 페르시아를 통과하는 전 세계의 모든 상인은 보석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고 선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페르시아는 세계 상업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여왕에게는 감당할 수 없을 만치 희귀한 보석들이 들어왔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보석을 손에 쥘 때만 좋아할 뿐 얼마 못가서 다른 보석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보다 색다른 보석을 구할 수 있을까 하고 궁리하던 여왕은 마침내 묘안을 짜냈습니다.
"페르시아의 자랑스런 백성들은 들으시오!
여러분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에서 태어난 은혜를 생각해서 이 여왕에게 보석 한 개씩을 바쳐야 할 것이오.
보석을 바치지 못하는 사람은 처형당하거나 다른 나라로 추방당할 것이오."
그 동안에도 여왕의 탐욕으로 고통을 받아온 백성들은 여왕의 새로운 명령에 절망하고 말았습니다.
백성들은 보석을 구하기 위해 집과 땅을 팔기 시작했고, 그럴 만한 재산이 없는 사람들은 하나 둘씩 외국으로 떠나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열두 개의 보석 상자를 든 노인이 여왕을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보석들을 본 적이 없었던 여왕은 노인에게 그것들을 팔라고 종용했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보석 하나에 사람 한 명씩입니다. 그렇게 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럼, 그렇게 하고 말고. 흔하고 흔한 게 사람이라 오."
그래서 노인과 여왕은 보석 하나에 한 사람씩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한 개의 보석이 남았을 때 노인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 보석은 너무나 귀한 것이라 여왕님과 바꾸기 전에는 넘겨드릴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마지막 남은 보석은 얼마나 찬란하고 신비한 빛을 발하는지, 보고 있으면 몸이 저절로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노인장, 나 대신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보석을 주겠다."
"안됩니다. 이 보석은 이 세상의 모든 보석을 합친 것보다 더 귀한 것입니다.
여왕님 자신을 주실 수 없다면 이 보석도 내드릴 수 없습니다."
노인은 그 보석을 상자에 도로 넣으려 했습니다.
몸이 달은 대로 달은 여왕이 앞으로 나서면서 말했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나를 줄 테니 얼른 그 보석을 주시오. 얼른!"
노인은 빙그레 웃으면서 그 보석을 내밀었습니다.
그 순간, '꽝'하는 소리와 함께 열 두 보석 상자가 일제히 터지면서 모든 보석들은 사방으로 날아가서
저마다의 빛깔로 꽃을 피웠습니다.
장미석은 분홍 꽃을, 루비는 붉은 꽃을, 자수정은 자주 꽃을, 오팔은 크림색 꽃을, 다이아몬드는 흰 꽃을...
그때부터 이 꽃을 채송화라고 불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