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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속의-나무

탱자 나무

by 바위 너구리 2019. 8. 21.


탱자나무의 전설


옛날에 자식 다섯을 데리고 과부가 살았다.

남편이 남기고 간 것이 없는 살림살이는 혼자의 힘으로 아무리 뼈가 휘도록 일을 해도

자식들과 함께 입에 풀칠하기가 어려웠다.

몇 년을 이 앙다물고 살아낸 과부는 더는 견디질 못하고 병이 들어 눕고 말았다.

그대로 굶어 죽게될 형편이었다.

그 소문이 나자 하루는 어떤 노파가 찾아 왔다.

열다섯 살 큰딸을 산 너머 부잣집에 소실로 보내면 논 다섯 마지기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과부 어미는 딸에게 차마 그 말을 할 수 없어서 노파가 대신하기로 했다.


노파의 말을 들은 처녀는 하루 밤 하루 낮을 울며 고심을 한 끝에 그리 하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그런데 노파에게 내세운 조건이 있었다.

다섯 마지기의 논 대신 그 값에 해당하는 쌀을 달라는 것이었다.

하나도 어려울 것 없는 조건이었다.

 

처녀는 쌀을 받은 날 집을 떠나 부자 집으로 갔다.

늙은 부자와 첫날밤을 지낸 다음날 저녁 처녀는 뒤뜰 감나무에 목을 매고 말았다.

늙은 부자는 처녀의 죽음을 안쓰러워 하기보다 속았다고 펄펄 뛰며

당장 쌀 가마를 찾아오라고 불호령을 쳤다.

하인들이 부랴부랴 처녀의 집으로 갔으나 식구들은 간 곳이 없었다.

이 소식을 들은 늙은 부자는 더욱 화가 나서 처녀의 시체를 묻지 말고 산골짜기에 내다버리라고 명령했다.

저런 못된 것은 여우나 늑대에게 뜯어 먹혀야 한다는 것이었다.

처녀의 시체는 정말 내다 버려졌다.


그날 밤 칠흑같은 어둠 속을 헤치며 처녀의 시체를 업고 가는 그림자가 있었다.

그건 처녀와 남몰래 사랑을 나누어 왔던 사내였다.

사내는 남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평장을 했다.

다음해 봄에 그 자리에서 연초록의 싹이 나왔다.

그 싹은 차츰 자라면서 몸에 가시를 달기 시작했다.


사내는 그것이 애인의 한스런 혼백이 가시 돋친 나무로 변한 것을 알았다.

아무도 자기 몸을 범하지 못하게 하려고 온몸에 가시를 달고 환생한

애인의 정절에 감복한 사내는 평생을 혼자 살며

그 한을 풀어주기 위해 사방으로 다니면서 가시 돋친 나무 심는 일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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