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제비꽃
삼색 제비꽃
아주 먼 예날 가난한 집에 아주 아름답고 일 잘하는 착실한 처녀가 있었다.
시집갈 나이가 되자 그 처녀를 탐내는 부자 집이 많았다.
부자 집의 오만함이 싫었던 처녀는 언제나 그런 혼담을 거절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동네에서 제일 부자 집에서 청혼이 들어왔다.
그 집 아들이 자신의 집안 만을 믿고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계집질에 노름을 즐기기로 유명하여
처음에는 그 처녀도 거절 하였으나 부모님의 설득에 어쩔 수 없이 시집을 가게 되었다.
시집간 다음날부터 신랑은 신부를 방에서 조차 나오지 못하게 하고 아무 일도 못하게 하였다.
그리고는 자신은 언제나 밖으로 나돌아 다니며 옛날처럼 술과 여자로 세월을 보냈다.
가끔 집에 들어와서는 말도 안되는 일로 트집을 잡아서 신부를 매질하였다
마침 이 집에는 착한 고양이가 한 마리가 있었는데,
이 고양이는 주인이 주는 밥보다는 자기 힘으로 쥐를 잡아먹는 것을 더 좋아했다.
이 고양이를 보는 신부의 마음은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 고양이만 보면 자유로웠던 처녀 때가 자꾸만 생각이 났다.
무료함 과 매질에 견디지 못했던 신부는 결국 차츰 야위어 가더니 결국은 죽고 말았다.
그녀가 묻힌 무덤에는 눈이 채 녹지도 않은 초봄부터 보라색, 노란색, 흰색의 자그마한 꽃이 피어났다.
꽃의 모양은 꼭 고양이 머리 형상이었다.
이 꽃은 찬 서리가 내리고 눈이 내리는 초 겨울까지,
꽃이 모두 자취를 감추는 그 때까지 조금도 변함없이 피어 났다.
시집가서 오래오래 갇혀 있는 동안 햇빛마저 마음대로 구경하지 못했던 그 영혼이
마음껏 세상을 구경하려고 그렇게 오래도록 피어 있는 것이라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