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속의-야초

글라디올러스

바위 너구리 2019. 8. 25. 21:51


글라디올러스 


옛날, 어느 나라에 포악하고 잔인한 국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마음씨 나쁜 국왕에게는 예쁜 공주가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달리 공주는 마음씨가 고왔지만 몸이 약해 늘 걱정이었습니다.

공주가 아플 때마다 국왕이 더욱 잔인해졌기에 공주가 아프면 국왕 뿐만 아니라 백성들의 걱정도 컷습니다.


어느 날, 성 앞에서 꽃을 꺾은 한 소년이 국왕에게 끌려가 죽임을 당할 처지에 놓이게 되자

공주는 아버지께 간청하여 그 소년을 살려 주었습니다.

이러한 일들로 백성들은 더욱 공주가 건강해져서 나라가 늘 평화롭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이름 모를 병이 깊어 결국 죽게 된 공주는

아버지인 왕에게 자기가 죽거든 함께 묻어 달라며 2개의 향수병을 건네주었습니다.

국왕은 딸의 유언대로 무덤에 향수병을 함께 묻으라며 시녀에게 주었는데

그 시녀가 그만 호기심으로 병을 열어 보았습니다.

병을 열자마자 향수는 모두 날아가 버렸고,

당황한 시녀는 향기가 날아간 빈 병을 아무도 모르게 열어보지 않은 다른 향수병과 함께 묻었습니다.


그 이듬 해 봄 공주의 무덤에 아름다운 꽃 두 송이가 피어났는데,

한 송이는 무척 향기로웠고, 한 송이는 아무 향기가 없었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국왕은 시녀를 불러 그 까닭을 캐물었습니다.

시녀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온몸을 벌벌 떨며 자기가 향수병 하나를 열어 보았다고 고백했습니다.

화가 난 국왕은 그 자리에서 바로 시녀를 죽이고 말았습니다.


시녀가 죽은 뒤 공주의 무덤에 핀 향기 없는 꽃은 차츰 꽃잎이 붉게 물들고 잎사귀는 뾰족하게 칼끝처럼 변했습니다.

두 송이의 꽃 가운데 향기로운 꽃은 백합이었고,

향기 없는 그 꽃이 바로 글라디올러스였다고 합니다.

'글라디올러스(Gladiolus)' '칼 모양의 잎을 가진 백합'이라는 뜻입니다.

위와 같은 까닭으로 서양에서는 글라디올러스를 처녀의 무덤에 바쳐 그 영혼을 위로해준다고 합니다.